현대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하나인 안토니오 스카르메타의 대표작. 이미 27개 언어로 번역된 이 소설은 영화 '일 포스티노'로 제작되면서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작품 자체가 하나의 메타포인 이 작품은 시인과 우편배달부 마리오를 통해, 한 편의 시가 새로운 삶과 사랑을 이끌어내는 장면을 소박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소설은 어느 무명 저널리스트의 회고로 시작한다. 1970년대 초 칠레의 작은 어촌마을 이슬라 네그라에는 파블로 네루다에게 우편물을 전달하는 것이 유일한 업무인 젊은 우체부 마리오 히메네스가 있다. 아름다운 소녀 베아트리스를 보고 첫눈에 반한 마리오는 네루다에게 소녀를 위한 시를 써달라고 조른다. 네루다는 마리오에게 메타포를 가르쳐주고 베아트리스에게 사랑을 고백하게 한다.
마침내 결혼하게 된 마리오와 베아트리스. 이후 네루다가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어 마을을 떠난 후에도 둘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정을 이어간다. 피노체트의 쿠데타로 네루다가 위험에 처했을 때 마리오는 목숨을 걸고 그를 찾아가 곁을 지킨다.
작가는 마리오의 개인적인 삶과 칠레의 냉혹한 정치사 사이에서 절묘한 평행선을 만들어낸다. 작가의 표현대로 '열광적으로 시작해서 침울한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 이야기는 칠레 민중들에게 바치는 헌사인 동시에 사랑과 시와 문학을 이야기하는 감동적인 노래이다. 2004년은 네루다 탄생 100주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