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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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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김준성문학상, 제7회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하며 그 개성을 인정받은 소설가 김솔의 장편소설. 순례자 개개인의 이야기를 모아 중세 영국의 생활상을 입체적으로 보여 준 고전소설 <캔터베리 이야기>의 형식을 오마주한 <부다페스트 이야기>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소재의 한 국제 학교의 연례행사에 초청된 일일교사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행사를 준비하는 내내 학교 측은 출신 국가나 부모의 재력 등 외부적 요인으로 아이들을 차별하지 않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행사 기획 의도와 수업 내용을 그대로 읽어 내자면 '완벽한 교육 소설'일 수도 있었을 <부다페스트 이야기>가 책을 덮고 나면 왜 '낯 뜨거운 욕망의 소설'이 되는지 궁금하다면 이제 그 이야기들을 한 편 한 편 읽어 낼 차례다.
: 코로나와 기후 위기의 시대, 우리들은 낯선 불행 앞에 던져져 있다. 강연자들이 계속 반복되는 전쟁과 학살을 경험하면서도 허위로 앞을 보지 못하고 제 욕심만 차리는 것처럼, 그러는 사이에 어떤 방식으로든 폭력에 가담하는 것처럼, 우리들도 우리가 처한 불행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채로 전염병의 원인과 긴밀하게 연루되어 있다. : 김솔은 각각의 직업에 몸담고 있는 자들이 자신들의 활동을 어떻게 의미화하는지 그리고 그 의미화 과정 속에 어떤 환상을 작동시키며 자신들의 세계를 합리화하는지를 파고들어 보여 준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단지 직업에 관한 이야기는 아닌 셈이다. 직업과 접속해 있는 개인의 기묘한 욕망, 사회체제의 우스꽝스러운 역학 관계, 역사의 아이러니 그리고 그것들과 동시에 연동 중인 우리들의 편견과 무지, 차별 의식 등을 이 소설은 카드처럼 만지작거리며 우리를 바라보고 섬뜩하게 웃고 있는 듯하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국일보 2020년 10월 16일자 - 경향신문 2020년 10월 16일자 '책과 삶' - 한겨레 신문 2020년 10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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