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이만교의 장편소설. "주제와 문체와 대화와 행동과 정신을 아우르는 예외적인 '속도'를 구사"(문학평론가 김화영), "디지털 영상 시대에 소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는 작품"(소설가 조성기) 등의 평을 받았다.
제목처럼, 우리 사회의 '사랑' 또는 '결혼'이라는 개념 속에 감추어져 있는 위선과 위악을 파헤치려 한 소설이다. 주인공들은 사회적 관습에서 일탈한 연인들이고, 그들 사이의 솔직하고 적나라한 대사에서 위선에 찬 도덕론과 결혼 풍습의 함의가 드러난다. 거창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장면 전환이 빠르고 대화와 문장이 짧고 가벼운 터치로 그려지고 있어 쉽게 잘 읽힌다.
1. 청첩장
2. 텔레비전
3. 연락
4. 분화구
5. 러브레터 1
6. 탤런트
7. 러브레터 2
8. 안락의자
9. 우주선
10. 미로
11. 서른세 살
12. 예언
13. 앵무새
14. 보물
15. 양주
16. 콩나물비빔밥
17. 채널
작가후기
이만교 (지은이)의 말
나는 모든 독점적인 것, 권위적인 것, 성스러운 척하는 것이라면 어느 것이든 어느 계층이든, 웃음과 농담의 대상으로 삼아보고 싶다. 나는 그들을 웃기거나 비웃어주고 싶다. 일테면 이번 소설에서 다룬 이야기도 그러하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그래서 각자의 결혼 생활을 거짓으로라도 미화시키거나 편협한 도덕론으로 묶어놓기에 바쁘다. 특히, 경제적 손익계산표를 바탕으로 한 거래이면서도 마치 순수하게 사랑하는 척하는 위선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만연되고 있다. 그런데도 결혼이 아주 성스러운 것인 양 치장된다. 결혼에 대한 이러한 환상은 우리를, 도리어 억압하는 기제로 작용하는 게 아닐까. 유행이나 결혼을 통해 우리는 다량으로 속화되고 복제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