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르타주, 인터뷰,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의 글쓰기를 통해 ‘믿고 읽는 작가’로 자리잡은 은유가 5년 만에 산문집을 펴낸다. 신작 『해방의 밤』은 어느덧 ‘중견 작가’라 불리지만 ‘나는 가운데(中)도, 굳어지는 것(堅)도 싫다’고 말하는 저자가 중심에 함몰되지 않기 위해, 굳어가지 않기 위해 부단히 해온 수련의 기록이기도 하다. 가장 내밀한 곳에 새겨왔던 문장들부터 자신을 살린 책까지 ‘혼자만 알면 반칙인 말들’을 은유만의 감각과 시선으로 나눈다.
독서 인구는 점점 줄어든다는데 역설적으로 저자는 늘어나고 있다.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어하고, 되어야 할 것 같은 압박을 받는 시대에, 은유 작가는 자신을 ‘쓰는 사람’에 앞서 ‘읽는 사람’으로 정체화하며 독서에 대한 오랜 믿음을 고백한다. 잘 쓰려면 잘 읽어야 하고, 잘 살려면 잘 읽어야 한다. 굳어버린 내면을 말랑하게 만들고, 삶을 ‘기계의 속도에서 인간의 보폭으로’ 바로잡아줄 글들을 담았다.
프롤로그 내 삶은 책기둥에서 시작되었다
1부 관계와 사랑
끊어내지 않고 연결하는 싸움 | 자취 선언 | 자유에는 비용이 따른다 | ‘하지 마’의 세계에서 | 초록빛 욕망 | 사랑이라는 큰 공부 | 느슨하고도 단단한 연결 | 시시콜콜한 환대 | 뒤처진 새 | 나의 온전한 러브스토리 | 쓰지 않음의 윤리 | 울프의 파도 | 친절은 선택하는 것
2부 상처와 죽음
나의 편집자에게 | 100년 동안 쓸 마음 | 레지스탕스의 글쓰기 | 육아 말년의 깨달음 | 익숙한 곳으로부터 떠나기 | 해하지 않는 삶 | 그녀의 말, 그녀의 노래 | 약자지만 약한 사람은 아닌 | 세상의 무수한 고통 | 연민과 배려 사이 | 슬픔에 무지한 종족 | 애도의 계엄령 | 투병은 모두의 일 | 한 여자, 여러 목소리 | 로마에서 엄마를 보다 | 난리 나게 맛있는 공부법 | 페인트 눈물 | ‘응’이라고 말하고 싶어
3부 편견과 불평등
섞여 살아야 배운다 | 연애의 참고자료 | 모호하다는 것의 확실함 | 이만하면 좋은 부모 | 마음과 감정의 민주주의 | 잘 길든 연장 | 능력이라는 환상 | 노동자를 노동자로 대접하기 | 이야기를 새로 쓰기 | 우리들의 해방일지 | 비빌 언덕이 필요해 | 계모임과 책모임 | 밥 먹으러 오라는 말
4부 배움과 아이들
아침 꽃 저녁에 줍다 | 넌 항상 | 자기 발로 가는 사람 | 아이는 졸음, 선생님은 눈물 | 잠재적 가해자 취급에 관한 문의 | 차리는 손과 먹는 입 | 현재의 것이 잘 있으므로 | 기득권도 고통받는다는 말 | 존재를 부수는 말들 | 다른 아이들은요? | 썩지 않으려면 | 사람 물리치지 않는 사람들
에필로그 독서의 보물지도
부록 해방의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