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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역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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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출간 이후로 전 세대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영화로도 제작된 김려령 장편소설 『우아한 거짓말』이 새로운 표지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촌철살인의 문장과 날카로운 사유로 인간관계의 심리를 깊숙이 파고든 메시지가 인상적인 이 작품은, 여러 기관과 매체의 주목을 받고 다양한 독자들의 찬사를 이끌어 내며 한국 청소년문학의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특별 한정판에서는 빛의 표현이 탁월한 함주해 일러스트레이터의 서정적이고 섬세한 일러스트가 표지를 장식해 소장 욕구를 한껏 돋운다. 치밀한 구성으로 서늘한 긴장감을 자아내면서도 끝내 아픔을 끌어안는 결말로 나아가는 감동적인 소설을 다시 만날 시간이다. 기운 생명 끝에 매달린 : 우아한 거짓말은 한 소녀의 죽음을 둘러싼 ‘사실’과 ‘진실’의 퍼즐 맞추기다. 전면에 배치된 ‘사실’은 천지가 죽었다는 것이다. ‘진실’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어떤 것이다. 이 가파른 경계선에 작가는 퍼즐 조각을 와르르 부어놓는다. 추리소설을 보는 듯한 구성과 복선, 치고 빠지는 변칙 복서 같은 대사, 절제된 서술, 연검처럼 날렵하면서도 묵직한 내상을 안기는 김려령표 문장은 읽는 이의 방어벽을 야금야금, 철저하게 무너뜨린다. 고백하건대, 나는 중반에 닿기도 전에 깊숙한 상처를 입었다. 그 상처를 향해 ‘진실’이 카운터블로를 날렸다. 얻어맞고 얻어 낸 것은 슬픔이나 감동이라는 이름만으로는 묶이지 않는 ‘어떤 것’이다. 거기에 이름을 붙여 주는 건 독자가 누릴 기쁨이겠다. 독자는 이 작품에서 냉철하고, 강인하고, 뜨거운 가족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들이 그려 내는 해법과 작가가 보내는 메시지는 내상을 감수할 가치가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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