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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온유 장편소설. 청소년소설 분야에서 ‘믿고 읽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백온유는 이번 작품 『경우 없는 세계』에서 어두운 곳에 대한 관심과 연대라는, 지금 우리에게 긴요한 문학적 테마를 힘 있게 직시하는 기존의 작품세계를 견지하면서도 개인과 사회를 바라보는 더욱 깊고 넓어진 시선으로 전 세대 독자들에게 가닿을 감동적인 이야기를 내보인다.

어른이 되어서도 10대 시절의 기억으로 고통받는 주인공 ‘인수’는 우연히 만난 가출청소년을 돌보며 집을 나와 방황했던 자신의 과거를 제대로 들여다보게 된다. 인수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과거 ‘가출팸’ 시절의 경험과 그 기억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해나가는 현재의 이야기는 정교한 내면 묘사와 생생한 에피소드, 개성 넘치는 인물들을 통해 다채롭고 흡인력 있게 펼쳐진다.

특히 거리의 아이들을 다루는 백온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밀도 있는 서술에서는 동세대 작가들에게서는 찾기 힘들 정도로 사려 깊은 존중과 공감의 자세가 돋보인다. 인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갈등과 방황의 궤적을 탐색하는 감식안 역시 탁월하다. 매끄러운 필력과 단단한 심력으로 자기혐오, 자기부정의 심리를 면밀히 추적하고 가슴을 울리는 성장의 서사를 심도 있게 풀어낸다.

이 애틋한 이야기는 책장을 넘기는 순간순간 과거의 못난 ‘나’와 지금도 모난 ‘나’의 모습을 보는 듯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하여 결코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나’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스스로 구원하게 만든다.

경우 없는 세계
해설
작가의 말

: 성장한 자는 잊었다. 자신이 어떤 시간과 사건을 뚫고 여기에 이르렀는지. 찢겼다 회복된 살. 부러졌지만 다시 붙어 크고 단단해진 뼈. 자기 자신을 성장시킨 어른의 이야기는 언제나 감동적이지만 남을 성장시키기로 결심한 이야기는 소중하다. 해피엔드의 주인공 되기를 포기하고 다른 이의 슬픈 하루를 기쁨의 내일로 바꾸려 애쓰는 각오가 좋다. 나의 성공으로 남의 절망을 함부로 대체하지 않는 마음이 좋다. 한권의 소설이 이 비정한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책을 덮고 조금 성장한 나는 기꺼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23년 3월 31일자 문학 새책
 - 서울신문 2023년 3월 31일자 '책꽂이'
 - 문화일보 2023년 3월 31일자 '이 책'
 - 세계일보 2023년 4월 1일자 '새로 나온 책'

수상 :2020년 오늘의작가상, 2020년 창비청소년문학상, 2019년 창비청소년문학상
최근작 :<냠냠>,<[큰글자도서] 경우 없는 세계>,<미래의 조각> … 총 18종 (모두보기)
소개 :2017년 장편동화 『정교』로 MBC 창작동화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장편소설 『유원』 『페퍼민트』 『경우 없는 세계』 등을 썼습니다. 창비청소년문학상,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했습니다.

백온유 (지은이)의 말
내가 들키지 않으려 노력하고 애쓸수록 미숙함은 쉽게 들통난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저절로 성숙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 어른다운 어른이 되는 길은 여전히 요원하지만 그럼에도 시간은, 이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풍경을 가만히 멈춰서 살필 수 있는 시선을 주었다.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사랑을 줄 수 있다는 말. 예전에는 그런 말들을 당연하게 생각했고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양육자의 사랑과 신뢰를 경험하지 못했지만 그런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살아가는 사람에게 ‘너는 사랑받고 자란 티가 난다’는 말은 칭찬으로 다가올까,상처로 남을까. 스스로 던진 이 질문의 답을 오래도록 고민했다.
배려를 받지 못한 아이, 좋은 어른을 경험하지 못하고 자란 소년이 커서 성숙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청소년기에 가출한 경험이 있거나 소년원에 가본 경험이 있는 인터뷰이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 또한 편견에 가득 찬 사람이라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내 질문이 무례한 건 아닐까, 공격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을까, 그들이 내게 반감을 가져서 솔직한 대답을 해주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인터뷰 요청을 받고 나온 그들은 미리 준비해 간 내 질문에 성의껏 대답했다. 그러다가도 아, 이런 말 불편하시죠, 작가님은 좀 이해 안 되시죠,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변명이라는 것 저도 아는데요, 하고 어린 날의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며 난감해했다. 나는 아니요, 충분히 이해돼요, 저 같아도 그랬을 것 같아요, 솔직한 말씀 감사합니다, 저한테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하고 그들을 독려하며 조금 더 내밀한 이야기를 끌어내려 노력했다.
하지만 내가 정말 이해했는지, 이해를 하면 얼마나 했는지, 그들의 말을 경청하는 도중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리지는 않았는지… 인터뷰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서의 마음은 후련하기는커녕 매번 답답했고 그래서 자책하게 되었다.
소설을 다 쓴 지금, 내가 또 잘못 짚은 것이 없는지, 안일하게 처리한 부분이 없는지 곰곰이 떠올려보지만 지금 당장은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후회하며 깨닫겠지.
(…)

2023년 3월

창비   
최근작 :<김옥균·유길준·주시경>,<최제우·최시형·강일순>,<이황>등 총 3,843종
대표분야 :청소년 인문/사회 1위 (브랜드 지수 269,467점), 국내창작동화 1위 (브랜드 지수 2,989,968점), 청소년 소설 1위 (브랜드 지수 1,346,117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