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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상무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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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문지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하며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독자의 찬사를 받아온 소설가 백수린의 에세이. 일상과 세계 사이에서 빛나는 이야기를 선보여온 창비 '에세이&' 시리즈의 네번째 책이다.
2022년 봄부터 4개월간 창비 온라인 플랫폼 '스위치'에서 일부를 연재할 당시 매달 1천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은 이 글은 백수린 작가가 몇년 전 자리 잡은 서울의 한 오래된 동네를 배경으로 한 애틋하고도 눈부신 기록이다. 아파트를 벗어나 난생처음 살게 된 동네에서 만난 이웃들과 그곳에서 떠나보낸 반려견과 사랑하는 사람들, 이별을 겪으면서 깨닫게 된 슬픔과 인생에 대한 통찰, 여성작가로 살아가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두루 담았다. 백수린 작가의 사려 깊은 성찰과 아름다운 문장이 돋보이는 이번 에세이는 각 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한 사람이 살아가고 성장하는 서사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이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스스로의 삶을 사랑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인지 그 인생의 찬란한 비밀을 엿볼 수 있다. "언 땅이 발밑에서 녹는 산책 같은 글"(김하나 추천사), "근래 만난 가장 아름다운 책"(안희연 추천사)이라는 찬사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생의 의지와 살아 있음의 아름다움,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모두를 선사할 것이다. : 요즘 좀처럼 없었던 일인데, 글을 읽다 말고 황급히 남은 분량을 확인해보았다. ‘벌써 10분의 1을 읽었구나, 하지만 이런 글을 아홉배 더 읽을 수 있다니 행복하다’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선택한 삶의 모습으로 중요한 것을 알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억을 품은 모서리가 남김없이 부서지고 빠르게 새것으로 뒤덮이는 이 도시에 살면서, 나는 백수린 작가가 어느 높고 낡은 집에서 지내는 모습을 그려본다. 유리병 가득한 부엌에서 음식을 멋대로 만들어 먹고, 오늘도 해 질 녘 천천히 산책을 하겠지. 그런 상상을 하면 마음이 왠지 둥글어지고 고요해진다. 부유하지 않은 방식으로 부유하게, 넉넉하지 않은 방식으로 넉넉하게. 이 책을 열면 내가 한번도 만난 적 없는 M이모와 봉봉을 만나 함께 좁은 골목길을 걸을 수 있다. 이 책을 열면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았다, 다행히도. 걸음마다 슬픔과 행복을 머금은, 언 땅이 발밑에서 녹는 산책 같은 글이다. : 인간이 집을 선택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집이 인간을 선택한다는 생각을 꽤 오래전부터 해왔다. 이 책은 내 오랜 생각에 대한 증명이다. 백수린 작가 역시 “허름한 산동네의 낡고 작은 단독주택”의 선택을 받았다. “쓸모와 효용”의 잣대로 보면 얼마간의 불편이 따르지만 “세월의 무게”를 따진다면 “품위와 존엄”을 가진 집. 이 집에서 그는 대체 불가능한 사랑을 배우고 무수한 삶의 비밀들을 목격하며 한층 깊은 눈을 갖게 된 것 같다. 그는 집 안에 고요히 머물며 계절과 마음의 흐름을 읽는다. 자신의 계단에 잠시 앉았다 가는 타인의 뒷모습을 바라보기도 한다. 슬픔의 골짜기를 지나 삶의 한가운데로 나아가는 이 느린 산책에 동행하며 내 안에 생의 의지가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걷는 것은 그인데 도리어 내가 아름다워져도 되나. 책장을 덮은 뒤에도 내내 환하고, 구들 같은 온기가 이어진다. 덕분에 나 또한, 아주 오랜만에 충만하다는 느낌. 근래 만난 가장 아름다운 책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국일보 2022년 10월 14일자 '새책' - 동아일보 2022년 10월 15일자 '책의 향기' - 경향신문 2022년 10월 14일자 '새책' - 조선일보 2022년 10월 22일자 '편집자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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