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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한 소설적 기량”, “이 시대의 가장 긴요한 감각”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데뷔작 <유원>으로 제13회 창비청소년문학상과 제44회 오늘의작가상을 거머쥔, 한국문학의 새로운 얼굴 백온유. 작가 백온유의 두 번째 장편소설 <페퍼민트>가 출간되었다. <유원>에서 비극적인 사건의 생존자 유원이 겪는 윤리적 딜레마와 갈등을 섬세하게 포착했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돌봄과 죽음, 용서와 화해를 가로지르며 한층 확장된 문제의식을 보여 준다.

열아홉 살 시안과 해원이 6년 만에 다시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돌이킬 수 없이 어긋난 두 주인공의 관계와 내면을 세밀하게 포착하는 감각이 돋보이며,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도 밝은 자리로 나아가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의지가 빛난다. 전작 <유원>과 함께 나란히 기억될 눈부신 성장소설이다.

페퍼민트 007

작가의 말 266

첫문장
입술을 동그랗게 모아 바람을 분다.

정이현 (소설가, 『달콤한 나의 도시』 저자)
: 감염병의 시대가 끝나도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누군가는 수월하게 회복되었고, 누군가는 크고 작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누군가는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식물인간이 되어 누워 있는 사람이 있다.
백온유 작가는 식물인간을 ‘식물적인 인간’이라고 쓴다. 둘은 어떻게 다른가. 그저 다르다. 가만히 다르다. 그 차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있으면 이 세상이 어떤 곳인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그것이 백온유 소설만의 조용한 힘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페퍼민트를 머금은 것처럼 혀끝이 아리고 가슴이 차츰차츰 저며 온다는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혼란스러운 세계 속에 던져진 십 대의 슬픔과 죄책감과 딜레마가 너무도 생생히 느껴져서다.
『페퍼민트』의 인물들은 쉽게 절망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으려 안간힘 쓰면서 혼란을 통과해 간다. 점점 단단해져 간다. 자신들의 방식을 새로 만들어 혼돈의 그늘을 벗어나고자 하는 그 안간힘과 의지에서 나는 어쩔 수 없이 희망을 읽는다. 시안도 해원도 이젠 햇볕 아래에서 조금 더 행복하기를. 너희에겐 그럴 자격과 권리가 충분하다.
김지은 (문학평론가)
: 돌봄의 총량이 있는 이 세계에서 어떤 책임은 지독하게 치우쳐진 채로 누군가에게 내맡겨져 있다. 이 소설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한 사람의 이야기이며 자신의 삶을 지키려 한 어느 삶의 이야기이다. 돌봄의 공백 위에 서서 잠들기를 포기한 ‘영 케어러’ 시안은 묻는다. 돌봄의 위탁은 양심의 위탁인가.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내 존엄을 지켜 낸다는 것은 가능한가. 너의 불면 속에서 나의 숙면은 가능한가. 이 소설을 읽었다면 이제는 우리가 해답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가 우리를 돌보지 않으면 누가 우리를 돌볼 것인가.
이 소설은 한 생명의 소실점을 향해 정교한 내면의 언어로 육박한다. 죽음의 가장 가까운 지점까지 데려가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목격시키고야 만다. 생명이 정육처럼 등급으로 환산되는 시대에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수호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그리고 이것은 누구에게도 위탁하지 못할 나의 존엄에 대한 질문을 위한 사전 응답이다.
성장은 벗어남과 떼어 냄을 거쳐 끊음으로써 비로소 완성된다. 한편 모든 사람은 생명의 이어짐 덕분에 살고 있으며 그 이음의 출발에는 가족이 있다. 이 소설은 끊음을 끊임없이 추적하는 얘기다. 끊어야 자랄 수 있는 주인공 시안이 제발 끊을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청할 때 느낀다. 그동안 내가 수호한다고 믿었던 것들은 얼마나 엷은 감정인가. 죽이고자 하는 이야기에서 살리고자 하는 마음을 끌어내고 결국 잇게 만드는 『유원』의 작가 백온유의 두 번째 소설이다. 지금까지 이런 경로의 형이상학을 소설에서 본 적이 없다.

열아홉 살 시안은 학교가 끝나고 매일 병원에 간다. 식물인간 상태로 늘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한 엄마를 간병하기 위해서다. 엄마는 몇 년 전 온 사회를 휩쓸고 지나간 전염병 프록시모에 감염된 후유증으로 식물인간이 되었다. 전문 간병인 최선희 선생님과 시안, 아빠가 돌아가며 엄마를 돌보지만 엄마는 깨어날 가망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 가족만은 특별하다고, 서로를 지켜 줄 거라고 믿고 있지만, 움직이지 않는 엄마의 손발을 주무르고 엄마의 소변 통을 비울 때마다 무언가 울컥 치밀어 오른다.
열아홉 살 해원(지원)은 평범하게 남자 친구를 사귀고 학교에 다닌다. 하지만 매년 프록시모 백신 접종을 할 때면 식은땀을 흘리며 손이 떨린다. 해원의 가족이 슈퍼 전파자가 되어 지역 사회에서 엄청난 비난을 받았던 기억 때문이다. 그 후로 해원은 ‘김지원’이라는 평범한 이름으로 개명하여 동네를 떠나 자신을 아는 사람들을 피해 살아왔다. 그리고 이제는 남들처럼 남자 친구 문제로 고민하고 입시를 준비하면서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
그러던 어느 날 시안은 우연히 해원의 오빠 해일을 마주치고, 잠적 후 일상을 회복하며 살고 있는 해원의 가족 이야기를 듣는다. 다시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는 말에 시안은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한때 쌍둥이 자매처럼 지냈던 해원을 찾아간다. 엄마가 회복되었다고 속인 채 해원에게 접근해 예전처럼 가까워지며 과거의 좋았던 추억과 현재의 고통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시안. 돌이킬 수 없이 갈라져 버린 두 가족의 상황을 견디다 못한 시안은 해원에게 엄마의 상황을 알리고 오래도록 고민하고 시달렸던 어떤 일을 해 달라는 제안을 하는데…….

수상 :2020년 오늘의작가상, 2020년 창비청소년문학상, 2019년 창비청소년문학상
최근작 :<냠냠>,<[큰글자도서] 경우 없는 세계>,<미래의 조각> … 총 18종 (모두보기)
소개 :2017년 장편동화 『정교』로 MBC 창작동화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장편소설 『유원』 『페퍼민트』 『경우 없는 세계』 등을 썼습니다. 창비청소년문학상,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했습니다.

백온유 (지은이)의 말
생애 주기 속에서 길든 짧든 대다수의 사람들이 통과하게 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간병의 가능성에 대한 상상을 전력으로 회피한다. 평범한 일상을 누리다가 어느 날 예고 없이 그날이 도래하면 신발을 뺏긴 채로 한겨울 거리에 내몰린 아이처럼 아연해져 떨게 될 것이다.

한발 앞서 미리 상상할 수 없을까. 상상으로 면역력을 기를 수는 없을까. 조금 더 의연할 수 있도록. 그런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소설을 쓰면서도 피하고 싶은 장면들이 많았다. 소설을 쓰는 동안 내 상상 속에서 나의 소중한 사람들이 쓰러지거나 다치거나 의식을 잃었다. 몇몇은 산소 호흡기에 의지해 간신히 세상과 연결되어 있었다. 고통스러운 마음의 끝에는 이기적이게도 ‘그러면 나는 어떡하지, 어떻게 살아가지.’ 하는 공포가 자리하고 있었다.

감염병을 겪으며 사람들은 우리 안에 도사리는 무수한 두려움을 공유했고, 서로를 염려하는 마음은 회복의 실마리가 되었다. 그 마음을 한 번 더 믿어 보고 싶다. 우리가 더 이상 피하지 않고 불안을 나눈다면 소중한 사람을 보호하면서 일상을 지속하는 삶과 소외되는 사람이 없는 세계를 이룩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므로 이 이야기가 상처와 고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작은 희망에 대한 이야기로 읽히기를 바란다.

창비   
최근작 :<[팬미팅] 고양이 해결사 깜냥의 깜냥 팬미팅 (8월 31일 오후 2시 알라딘 일산점)>,<[팬미팅] 고양이 해결사 깜냥의 깜냥 팬미팅 (8월 24일 오후 2시 알라딘 일산점)>,<너의 초록에 닿으면>등 총 3,853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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