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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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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등단 이후 ‘서정시’와 ‘민중시’의 경계를 불식하는 시적 갱신을 끊임없이 도모하며 한국 시단을 대표해온 고형렬의 첫번째 시선집. 이번 시집 출간을 맞아 전세계 유명 시인들의 축전이 쏟아진바 국내를 넘어선 고형렬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전문은 책 뒤표지에 수록).
저자가 펴낸 열여섯권의 단독 시집과 두권의 장시집에 수록된 시편에다 잡지 등에 발표한 시편을 더하면 무려 일천여편에 이르는데, 이 방대한 작품 전체를 꼼꼼히 검토해 한권의 정수로 묶어낸 이는 문학평론가 정과리(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다. 두 거장이 협력해 빚어낸 이번 시선집은 독자에게는 저마다의 향수를 자극하며 감동을 선사하는 한권의 책인 동시에, 한국 시단에 선사하는 기념비적 성과다. <바람이 와서 몸이 되다>에는 고형렬 시의 수많은 미덕 가운데도 특히 치우침 없는 중용의 자세가 오롯이 드러난다. 특정한 시세계에 국한되지 않는 품 넓은 서정성을 가꾸고 발전시켰음은 물론, 심미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면서도 노동·분단·평화·생태 등의 묵직한 주제의식을 날카롭게 펼쳐낸 시인의 일대기가 더없이 찬란한 것도 이 때문이다. ![]() : 문명의 정체와 열화劣化한 정치 속에서, 세계는 우울한 기분에 싸여 있다. 고형렬 시인은 그러한 것들에 지속적으로 저항하면서, 결정도結晶度가 높은 시어와 비유로써 우리가 찾아내야 할 본원적인 장場, 희망의 장을 표현해왔다. 여기에 시인의 상상력의 최고봉이 있다. : 언어의 유전자를 새롭게 전달하는 고형렬 시인은 자신만의 ‘은유 시스템’을 형성해왔다. 자연과 현실 문제의 굴곡은 그의 시에서 출구를 찾았으며 그는 우리를 도달할 수 없는 곳과 존재하지 않는 시간 속으로 인도한다. : 탄생과 죽음, 유년기와 노년기, 인간과 비인간이 하나의 광채 속에서 빛을 발하는 고형렬의 시에서 새롭게 발견된 친밀한 세상이 깨어난다. 명상적이고 예상치 못한 이미지가 풍부한 이 시들은 존재의 경이로움으로 빛난다. : 고형렬의 시에 집중된 여러 주제는 밝게 빛나는 섬광처럼 느껴질 것이다. 대지에 내리꽂히는 번갯불처럼 순간 밝은 빛을 발하다가 동시에 사라지는, 그러나 끝내 동공(瞳孔) 벽에 잔상을 남기는 빛처럼. : 이 시선집은 고형렬의 44년 창작의 영광스러운 결과물이다. 친절의 빛, 숭고한 이타심, 깊은 슬픔과 유머로 가득 찬 자신만의 시 세계를 창조했다. 베트남 사람들과 인류의 영적 삶을 풍요롭게 해준 고형렬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23년 3월 3일자 문학 새책 - 경향신문 2023년 3월 3일자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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