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이후, <삼천갑자 복사빛> <흰 책> 등의 시집을 펴낸 정끝별 시인의 네번째 시집. 시적 상상력으로 꽃과 나무, 지구와 별, 시대와 억겁의 시간, 딸과 아버지와 가족을 노래한다. 반복과 변주, 미끄러짐으로 이루어지는 시인 특유의 리듬감이 시편들 속에 담겨 있다.
제1부
불멸의 표절 / 꽃이 피는 시간 / 황금빛 키스 / 와락 / 추파, 춥스 / 웅크레주름구릉 / 크나큰 잠 / 캐스터네츠 썬데이 / 세상의 등뼈 / 앗 시리아 저 별 / 한칸 거미
제2부
내 처음 아이 / 처서 / 노는 공 / 나와 병과 성과 악과 / 춘장대 동백숲 / 십이월의 사과꽃 /
여여 / 백년 묵은 꽃숭어리 / 첫눈 / 통속 / 도랑도랑 / 설렁탕과 로맨스
제3부
당신의 파업 / 일톤 트럭 / 막고 품다 / 오리엔트 금장손목시계 / 걷는다 / 훅, 사랑이라니-딸에게 / 구름포에 걸린 구름 / 죽음의 완성 / 또다시 네거리에서 / 깊숙한 이빨 / 블루 써핑 / 끝에 선 나무들
제4부
늙은 오동 마당 / 죽음의 방식 / 감염의 경로 / 안녕, 여보! / 토끼 소년-인디언 풍으로 /
토끼 소녀 / 노란 샤쓰 입은 사나이와 빨간 구두 아가씨 / 으씀보씨 / 저린 사랑 / 장미차를 마시며 / 오랜 추파-미당의 눈맞춤으로
제5부
삼매(三昧) / 바로 몸 / 순식간 / Happy Pie Day / 시시각각 / 삼초 먼저 보는 여자 / 희미해지는 병에 걸린 남자 / 나의 팡또마 / 63빌딩 수족관 / 크리스마스 또 돌아왔네 / 아슬아슬 / 까마득한 날에
해설│권혁웅
시인의 말
정끝별 (지은이)의 말
나는 이미 오늘이 아니다. 그러나 오간 데만 오간 것들과 한 것만 또 한 것들, 여기의 시간이다. 삶보다 빨리 달려가는 말(언어)들의 시간이다.
여기 너머의 사랑이다. 돈돈돈스스스돈돈돈 타전을 기다리는 중이다. 나뭇가지 끝에 걸린 미래의 별이나 이름을 빼앗긴 과거의 명왕성에게도 나의 사랑을 전해다오.
내 것이 아니었던 내 것들과 결코 내 것이 아닐 내 것들을 향해 다시 꿈꿀 것이다. 한 글자의 이름을 가진 막막한 사물들에게도 안부 전해다오.
여기에서 모든 여기 너머로 다리를 놓는다. 허밍의 너일까. 너를 따라 이 삶을 통과하고 있다. 나는 너를 그렇게 시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