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근현대사를 그린 <중국인 이야기> 첫 번째 책. 저자 김명호는 이미 중국의 속살을 가장 정확하게 읽어내는 독보적 시각과 이야기를 풀어내는 발군의 필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인물의 흥미진진한 생애, 각 인물들이 얽히고 설키며 만들어내는 인간사의 희비극, 그들의 삶과 맞물리며 전개되었던 격동기 중국 근현대사의 전개 과정을 생동감 있게 복원했다.
즉, 중화민국 탄생, 공산당 창당, 북벌전쟁, 항일전쟁, 국공내전과 합작, 중소와 중미외교, 신중국 수립과 문화대혁명 등 파란만장한 역사가 있고, 혁명가 · 지식인 · 예술인 등 소설 속 주인공보다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있다. 허구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논픽션 역사다. 김 교수의 글은 인물들이 남긴 일기, 서한, 회고록 등 1차 자료와 객관적 문헌에 철저히 근거해 역사적 팩트에 초점을 맞춘다. 섣부른 평가나 어쭙잖은 너스레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김명호 (지은이)의 말
“40년 가까이, 중국은 나의 연구 대상이 아니었다. 그냥
놀이터였다. 책·잡지·영화·노래·경극·새벽시장, 크고 작은
음식점 돌아다니며 즐기기만 했지 뭘 쓰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말장난 못지않게 글장난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일기건 편지건, 남들이 쓴 걸 보기만 했지 직접 써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단 써놓고, 맘에 들 때까지 고치면 된다’는
마오쩌둥의 문장론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다.
말이 쉽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걸 하면서야 깨달았다.
늦게 깨닫길 천만다행이다.
20여 년간, 내게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준 중국의 ‘문화노인’들이
연재 도중 대부분 세상을 떠났다. 이제는 베이징이나
홍콩·타이페이를 가도 만날 사람이 거의 없다. 어떻게 해야
그들의 영혼을 달랠 수 있을지, 몰라서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