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채×마스다 미리 컬렉션. 유치원에서 옷에 실례를 해도 화를 내기보다 웬 이벤트냐고 웃으며 반겨준 엄마. 지금도 생생히 기억날 만큼, 딸이 졸라대면 같은 책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읽어준 엄마. 도시락을 싸 다니는 중고등학교 시절 성가셔하기보다 늘 아기자기하고 예쁜 도시락으로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게 해준 엄마. 마스다 미리가 엄마께 감사하고 싶은 일상의 순간, 추억하고 싶은 어린 시절의 조각들을 담박한 23편의 에세이와 26편의 4컷/8컷 만화에 담았다.
마스다 미리 (지은이)의 말
엄마 같은 어른이 되어야지. 왜냐하면 우리 엄마는 뭐든 할 줄 아니까.
어린 시절 나는 엄마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조금씩 성장하면서 엄마를 딱히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시기에 돌입했다. 엄마가 하는 일쯤 어른이면 당연히 할 수 있는 줄 알았다. 성년이 되고는 내 미래가 엄마의 삶보다 훌륭할 거라고 내심 으스댔다.
그리고 마흔 살이 된 지금의 나.
엄마가 간단히 해내시던 일이 간단히 되지 않는다.
꽃 한 다발을 사다 꽃꽂이를 해도 엄마처럼 대담한 분위기를 내지 못한다. 요리로 말하면 맛은 물론이고 예쁘게 담는 것도 부족하다. 무엇보다 엄마가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관계를 트는 모습에는 늘 감탄을 하게 된다. 그 많은 친구는 두터운 배려와 뒤끝 없는 마음씀씀이의 소산일 것이다.
쉽게 흉내 낼 수 있을 성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