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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2)

재난을 당한 두 가족의 생존을 위한 분투가 흥미진진하게 담긴 소설이다. 참혹한 상황에서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도덕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매우 감동적이면서 밀도 있게 탐구한다.

한겨울, 스키 여행 중 갑작스러운 자동차 추락 사고로 막내딸 핀이 즉사하는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한 아이의 죽음을 애도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혹한의 상황에 무방비로 놓인 사람들, 이들은 어느 순간부터 한 켤레의 어그 부츠와 한 쌍의 장갑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하게 된다. 가족들은 그날 아침 옷을 입고 양말을 신고 부츠를 신고 장갑을 끼며, 아무도 그 방한 용품들이 친밀했던 두 가족의 우정을 깨뜨리는 것에 더해 자신들의 운명까지도 바꾸어 놓을 줄은 몰랐다.

두 가족의 우정과 삶을 산산조각 낸 사고와 그날 있었던 미묘한 일들에 대한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는 현장에 있던 열한 명이 각각 다르게 기억한 조각들로 인해 더욱 혼란스럽다. 작가는 독자가 그 조각들을 꿰어 맞추도록 즉사한 막내딸 핀의 입을 빌어 능숙하게 등장인물들을 오가며 상황을 묘사한다.

프롤로그

1~94

작가의 말
감사의 말
이야기가 끝나고_토론
옮긴이의 말

첫문장
카민스키 아줌마는 알았다. 그 사고가 나기 전부터.

: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함께 경험하는 사이 우리는 휴머니티에 대한 뜨거운 고찰을 하게 된다.
: 우리는 각자의 <숨은 방> 덕분에 유지될 수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런데 이 소설은 <한순간에> 벌어진 극한의 현장에서 각 인물의 숨은 방을 모두 열어 버린다.
헤더 구든코프 (작가)
: 끔찍한 사고를 겪고 위기에 빠진 가족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앨버커키 저널
: 슬픔과 상실의 본성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매우 설득력 있고 직관적인 책.
메리 큐비커 (작가)
: 경이롭다. 인생, 죽음, 그리고 그 둘 사이의 세상을 매우 통찰력 있고 예리하게 분석했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20년 12월 18일 문학 새책
 - 경향신문 2020년 12월 18일자 '새책'

나는 열여섯 살 고등학생 핀이다. 이번 겨울에도 어김없이 가족 스키 여행이 시작되었다. 우리 가족과 나의 절친 모린, 엄마의 절친 캐런 이모 부부와 그 딸까지 열 명이 캠핑카를 타고 함께한다.
즐거웠던 기분도 잠시, 산속에 들어설수록 눈보라는 강해지고, 눈 깜짝할 사이 세상은 어둡게 변한다. 조심히 움직이던 캠핑카 앞에 사슴이 나타나고, 불행히도 캠핑카는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산자락으로 추락한다.
이때 나는 즉사한다. 나는 육체를 벗어난 영혼이 되어 그 자리에 있는 모두를 자세히 볼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나의 죽음에 가족들 모두 충격을 받지만 어두워지는 저녁, 즉시 조난 요청을 하러 이동해야 할지 그대로 하룻밤을 버틴 뒤 밝아지면 행동할 것인지 벌써부터 의견 충돌이 시작된다.
언니네 커플은 이대로 있을 수 없다며 먼저 눈길을 나선다. 아빠는 심한 부상으로 기절 상태이고, 엄마 역시 구조대를 찾으러 길을 나선다.
엄마가 캠핑카를 떠나기 전 내 시체에서 옷을 벗겨 내 절친 모린에게 줄지, 엄마 친구 딸인 내털리에게 줄지 잠시 고민하지만 모린에게 주고, 그때 캐런 이모의 얼굴에는 친구에 대한 심한 배신감이 서린다.
엄마가 떠나자 캠핑카에는 기절한 아빠 옆에 내 친구 모린, 내 동생이 있고, 캠핑카 뒤쪽에 캐런 이모네 가족이 모여 있다. 그때부터 이 캠핑카 안에는 이전에 없던 경계와 미묘한 긴장감이 생긴다. 지금까지 우리를 삼촌처럼 챙기고 우리 엄마 아빠와도 좋은 우정을 유지해 왔던 이모와 그 남편 밥이 자꾸 아빠의 노스페이스 모자 그리고 내 동생의 장갑을 쳐다본다. 이때 물을 마시고 싶다며 동생이 큰 몸을 움직여 이모를 밀친다. 그러자 이모가 한마디한다. 「이러다 쟤 때문에 우리가 죽겠어.」 정신연령이 3세인 내 동생은, 우리 가족 모두가 사랑과 애정으로 잘 돌보아 왔다. 누구를 해할 아이가 아니다. 이모의 그 한마디가 나의 피를 얼어붙게 한다. 그 이후 밥은 동생을 캠핑카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네 엄마가 떠난 지 한참이 지났잖아. 가다가 길을 잃었을까 봐 말이야. 누군가 너희 엄마를 찾으러 가야 할 것 같아.」

최근작 :<하들리와 그레이스>,<한순간에> … 총 30종 (모두보기)
소개 :
최근작 : … 총 21종 (모두보기)
소개 :영국에 거주하면서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아름다운, 아이들을 위한 세계의 공간』, 『서점 일기』, 『한순간에』, 『바스키아』, 『조각가』, 『제임스 다이슨』 등을 번역했다.

열린책들   
최근작 :<자유>,<숨겨진 건 죽음>,<죽음의 집에서 보다>등 총 856종
대표분야 :과학소설(SF) 1위 (브랜드 지수 999,174점), 고전 2위 (브랜드 지수 1,196,405점), 추리/미스터리소설 10위 (브랜드 지수 304,004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