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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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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서양 철학을 독특한 소설 구조 속에 녹여내어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던 <소피의 세계>가 20여 년 만에 전면 개정판으로 나왔다. '소설로 읽는 철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소피의 세계>는 철학 이해의 장벽을 낮추고 철학을 우리의 삶에 보다 가까이 끌어와 철학 대중화의 성공적인 예로 평가받아왔다.
20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소피의 세계>의 이번 개정판에서는 새로운 세대에게 익숙한 문투로 바꾸고 노르웨이 인명.지명을 현재의 외래어 표기법대로 바꾸었다. (그러나 지은이 이름은 혼란을 피하기 위해 그대로 두었다.) <소피의 세계>는 철학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선보인다. 철학에 관한 소설이지만, 단순히 철학 소개를 위한 교양 소설이나 흥미 위주의 소설만이 아니다. 딱딱한 철학을 그저 쉽게 풀어낸 책만도 아니다. <소피의 세계>는 현대 정신문명의 철학적 뿌리를 환상적인 이야기 구조 속에서 이해하게 한다. 가아더는 철학적 사변을 가장 대중적인 문학 형식인 소설을 통해 성공적으로 형상화시켰다. 즉 이 소설에는 철학적인 진지함과 엄밀함이 매혹적인 아름다움의 옷을 입고 아름답게 형상화되어 있다. 작가는 철학적 사색의 길이 비록 고통스러운 정신의 노동과 인내를 요구하더라도 거기에는 다른 곳에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아름다움과 기쁨이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읽는 사람의 마음속에 철학적 삶과 태도에 대한 자연스러운 동경을 불러일으킨다. 바로 이 점이 여타 철학책들과 구별되는 결정적인 특징이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소피의 세계』 출간 20주년을 맞으며 에덴동산 마술사의 모자 신화 자연철학자들 데모크리토스 운명 소크라테스 아테네 플라톤 소령의 오두막 아리스토텔레스 헬레니즘 우편엽서 두 문화권
: 『소피의 세계』를 읽는 우리들 자신은 이 소설 속의 존재들보다 더 나은가? 나 자신과 내가 속한 이 세계의 존재는 소피의 세계와는 달리 자명하고 확고한 것인가? 작가는 독자인 우리를 이 물음 속으로 피할 수 없이 밀어 넣는다.
일상성 속에 빠져 있는 의식을 일깨워 자기에게 가장 익숙하고 자명한 듯이 보이던 것, 바로 자기 자신과 주변 세계의 존재를 도리어 끝없이 낯설고 불가사의한 것으로 체험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이 이룰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성취의 하나이다. 그런 점에서 『소피의 세계』는 한갓 철학의 소개를 위한 교양 소설이 아니라, 이미 그 자체로서 하나의 의미 있는 철학적 성취인 것이다. : 철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의 현대판 판타지 소설을 상상해보라. 서로 전혀 다른 이 두 장르를 섞으면 당신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그건 바로 절묘한 역작, 희한한 세계적 베스트셀러일 것이다. : 이 소설의 놀라운 점은 철학 강의를 전혀 현학적이지 않게 다루었다는 것이다. 평이하고 능숙한 문체로 서양 철학을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 이 작품은 탐정 소설의 기본 형식을 빌려서 철학적 탐험을 소설로 만들었다. 이 책은 원래 청소년을 위해 쓰였지만 성인들이 이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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