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 시인선 300호를 기념하는 시선집 <쨍한 사랑노래>가 출간됐다. 문지 시인선의 첫번째 시집은 황동규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1978). 첫 시집이 나온 후 28년 만에 300호를 기념하는 시선집이 출간된 것이다. 그간 1990년 12월 100권째를 기념하는 시선집 <길이 끝난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김주연 편), 1997년 6월 200권째를 기념하는 시선집 <詩야, 너 아니냐?>(성민엽·정과리 엮음)을 펴낸 바 있다.
<쨍한 사랑 노래>는 201호 채호기의 <밤의 공중전화>로부터 299호까지의 시집에서, '사랑'을 테마로 한 시 한 편씩을 선정하여 엮은 '사랑 시집'이다. 문학평론가 박혜경과 이광호가 시를 선정했고, 이광호가 '연애시를 읽는 몇 가지 이유'라는 해설을 붙였다.
"왜 하필이면 사랑의 노래인가? '사랑'은 서정시의 가장 보편적인 주제이면서, 현대적인 삶의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것이다. 연애시의 현대성은 연애라는 사건의 현대성에 대응한다. 우리들은 현대의 시인들이 사랑이라는 상실의 사건 속에서 어떻게 자기와 타자의 존재를 감각하는가를 볼 수 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사랑에 관해 쓰는 사람과 그것을 읽는 사람은 똑같이 생에 대한 새로운 지각에 이르게 된다. 연애시를 읽는 것은, 타인의 깊은 내면의 장면들 속에서 자기 생을 들여다보는 모험이다."(이광호, 시집 앞날개 글에서)
아울러 300호 시집부터 표지 색깔과 본문 조판을 새롭게 단장했다. 그동안 시집의 바탕색은 황토색(1호~99호), 청색(100호~199호), 초록색(200호~299호)으로 100호 단위마다 바뀌었는데, 이번에 300번대 바탕색은 초콜릿 빛깔의 밝은 고동색이 채택되었다. 시집의 본문은 서체와 크기, 자간과 행간, 글줄 길이, 여백 등을 고려하여 좀더 산뜻한 모습으로 선보인다.
동국대학교 국문학과 박사과정 졸업. 198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 2015년 작가세계 신인상 시 부문 당선. 지은 책으로 『비평 속에서의 꿈꾸기』 『상처와 응시』 『문학의 신비와 우울』 『오르페우스의 시선으로』 등이 있으며, 소천비평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