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는 삶이 쓸쓸하고 비루하고 덧없다는 것을 알고 나서, 그래도 살아가야만 하는 삶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묻고 대답하는 시집이다. 시 한편 한편의 이미지에는 회한과 비아냥이 서려 있지만, 전제적인 어조는 텅 빈 대낮의 눈물나게 하는 햇빛처럼 차라리 명랑하다. 절망과 어둠과 슬픔이 건드리고 덮쳐와도 스펀지처럼 충격을 흡수하며, 시들은 참 밝게 빛난다. 그래서 이 시집에서는 널브러진 삶에서 단정한 말들을 튕겨내는 강한 힘이 느껴진다.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가 당선되면서 시단에 데뷔했다. 시집으로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슬픔이 나를 깨운다』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자명한 산책』 『리스본행 야간열차』가 있다. 동서문학상(1999)과 김수영문학상(2004)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