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 (시인, 여행 작가, <끌림> 저자) :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나무 냄새가 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며 그들이 움직일 때마다 이파리 부딪치는 소리를 내는 것도 그들이 식물성이라서겠다. 좋아하는 것을 꽉 껴안고 사는 사람들에게서 이제는 동물이 아닌 식물적 감각이 느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순정으로 또 은근함으로 시간을 곱으로 건너가기 때문일 것이며 귀로 가슴으로 자주 목말라하는 스스로에게 제대로 집중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를 읽으면서 해상도가 선명한 삶을 읽는다. 이 한 권의 책이 따뜻하고 평화롭고 정갈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이 책처럼 여행하듯 살면 된다. 조금 힘을 빼고 조금은 넉살을 실어서 인생을 가볍게 가볍게.
요조 (Yozoh) (뮤지션, 작가) : 북토크를 마치고 나면 유난히 여운이 길어 발길이 떨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그날도 그랬다. 오신 분들에게 사인을 해드리고 사진도 찍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느라 나는 행사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앉아있었다.
그때 우린 처음 만났다. 책방을 운영했었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말을 웃으며 하는데도 눈은 금세 그렁그렁해졌다. 그날 조심스러워 묻지 못했던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과 지난 시간들을 이제야 시간과 마음을 들여 다 들은 기분이 든다.
용기 있는 포기는 또 다른 도전의 토대가 된다. 나는 매사 확언하기를 주저하는 사람이지만 이 말 만큼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두 사람의 인생은 이제 어디로 이어질까? 그 시간들도 나중에 꼭 들려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