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종로점] 서가 단면도
|
린 램지 감독과 틸다 스윈튼 주연의 영화 [케빈에 대하여]가 2011년 칸 영화제에서 발표되었을 때, 비평가와 관객들은 수많은 찬사를 표했다. 모성을 모독하듯 아기를 낳기 싫어하는 엄마, 그에 대한 복수라도 하듯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와 주변인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을 즐기는 아들, 돌이킬 수 없이 평행선을 달리는 모자의 이야기는 그 탄탄한 설정이 뒷받침하듯 훌륭한 원작이 존재했다.
바로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2003년작 <케빈에 대하여>이다. 작가가 6년간 함께한 연인과 경제적 기반이 잡힌 후 부모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할 무렵 떠오른 <케빈에 대하여>의 아이디어는 이후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 보도와 맞물려 이 작품의 주요한 주제를 완성하기도 했다. 뛰어난 수완을 지닌 여행 사업가이자 일반적 사회통념과 체제에 대한 거부감을 지닌 에바 캇차두리안(아르메니아계 미국인)이 극히 미국적 사고방식을 지닌 남자 프랭클린과 사랑에 빠진 후 평범한 아내와 어머니의 일상으로 들어서는 어쩔 수 없는 과정, 자연스럽게 생겨날 줄 알았던 보편적 모성에 대한 거부감, 소시오패스 학살자가 된 아들에 대한 죄책감과 그 순간에도 예리한 통찰력을 잃지 않는 심리가 신경증적인 1인칭 시점으로 펼쳐진다. 작가는 유아기의 부모와의 그릇된 애착 관계, 혹은 서로의 무책임하고 무관심한 감정 줄다리기가 얼마나 큰 파장을 불어올 수 있는지를 그리면서 무한한 사랑으로 대표되는 모정의 보편성을 뒤틀어 감정적 폭력과 학대로 얼룩진 모자 관계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2005년 오렌지 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2006년 BCA 크라임 스릴러 후보작으로도 선정되며 다방면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 때때로 읽는 이를 태울 듯하지만 내려놓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잔인한 정도로 솔직한 작품. 누가, 결과적으로, 케빈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까? 그건 아마 우리 모두일 것이다. : 사실적이지만 받아들이기 쉽지만은 않은 엔딩과 주제. 끔찍하고 심리적으로 영악하며 때때로 음울한 해학적 요소까지 갖춘 소설이다. : 언더그라운드 페미니스트 작가의 충격적 작품. : 충격적인 만큼 매력적인 소설. 느릿하게 자석처럼 지옥으로 추락한다. : 결코 긴장을 늦추지 말 것. 슈라이버는 주인공 에바처럼 독자들이 치유되지 않은 상처들과 붙잡고 싸우게 만든다. : 광란의 상상. : 올여름 최고의 문학적 발견이다. 우리는 부모를 선택할 권리가 없고, 또 자식을 선택할 권리도 없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이 책을 선택할 수는 있다. : 파워풀하고… 참혹하다. : 그리스 비극 시인 에우리피데스에 의해 쓰여진 <위기의 주부들>. 힘 있고, 매력적인, 악에 대한 독창적인 명상록이다. : 무시무시할 정도로 영리하고 스타일리시한 작품.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냉철한 업적이다. : 격렬하다. 금기를 깨버린 작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