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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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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의사’ 아툴 가완디가 자신의 업에서 성공의 본질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더 나은 의료의 가능성을 찾아 헤맨 기록이다. 임상 외과의로서의 개인적 경험과 문제의식을 유려하게 풀어 놓는 동시에 넘치는 탐구심의 소유자로서 의료 현장의 다양한 관점과 시도를 취재해 녹여 낸 뛰어난 논픽션이다. 이라크 전장의 야전병원, 인도의 소아마비 소탕작전, 독극물 주사를 사용하는 사형집행장, 의료 소송이 벌어지는 법정, 제왕절개 수술이 한창인 분만실… 저자는 다양한 의료 현장의 이슈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해 성공과 실패의 사례와 그 안에서 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한편으로 이 책은 현실의 한계를 밀어내며 조금이라도 나아갈 틈을 찾는 한 직업인의 집요하고도 낙관적인 분투기이이다. 저자는 의료를 넘어 어떤 분야에서건 새로운 선택과 시도가 성공하기 위해 핵심이 되는 요소 세 가지─성실함, 올바름, 새로움─의 면면을 들여다보고 이것들을 어떻게 구현해 나갈지 탐구한다. 그는 무엇도 정답이라 말하지 않지만, 최고를 능가하는 최선이 있으며 그것에 이르는 길을 찾는 무수한 시도와 실패야말로 개인과 사회를 한걸음 나아가게 하는 열쇠임을 흡인력 강한 글 솜씨로 설득력 있게 전한다. 프롤로그. 제대로 일한다는 것에 관하여
: 의학 교과서를 펼치면 늘 정답이 쓰여 있다. 그러나 환자를 직접 마주하면 의학엔 도저히 정답이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과학은 항상 발전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시간과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며, 많은 환자 중 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좋은 의료란 언제나 최선의 의료일 수밖에 없다. 아툴 가완디는 이 의학이라는 업의 본질을 고뇌해 정답에 근접하려는 의사다. 그는 정답과 최선 사이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괴리를 두려울 정도로 솔직하고 적확하게 써낸다. 이 책에서 우리는 그가 직면한 자기 일에 얼마나 깊은 철학을 가지고 심사숙고하는지 알 수 있다. 게다가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그는 정말 글을 잘 쓴다. 따뜻하고 흥미로우면서 정교한 문장들. 솔직히 나는 그가 쓰는 글의 궤적이 무엇보다도 부럽다. : 메스 같은 펜과 엑스레이 같은 눈을 가진 작가. : 굉장한 책이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깊고 넓다. 사방이 흰 벽으로 막힌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시작되더니 종착지는 바깥세상에 사는 모두에게 잊히지 않는 메시지로 귀결한다. : 당신이 무슨 일을 하건, 더 잘하고 싶다고 느끼게 만들 것이다. : 놀랍도록 솔직하고 인간적이다. 직업인으로서 겪는 두려움과 죄책감, 곤란함이 밀려오는 순간들을 풍부한 디테일로 묘사한다. 무론 유머도 빠뜨리지 않는다. : 죽음과 고통이라는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 헤매는 인간의 고군분투를 이토록 제대로 써낼 수 있는 작가가 또 있을까? 의학과 의사의 세계가 궁금한 독자들의 서가 한편에 반드시 꽂힐 책이지만, 어떤 일을 하건 자신의 일을 더 잘해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에서 도움을 얻을 것이다. : 가완디는 어느 모로 보나 겸손한 사람이지만, 그의 글만큼은 굳건한 희망과 투지가 강하게 깔려 있다. 우리 사회가 병든 환자라면, 아툴 가완디보다 더 든든한 주치의는 없을 것 같다. : 사실 이 책은 실패에 관한 이야기다. 왜 실패했는지, 그것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다음번에는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는지. 저자의 눈은 의료계를 바라보고 있지만, 저자의 메시지는 우리 모두에게 말 걸고 있다. 이미 현대의 고전이라 평가받고 있지만, 읽어 보니 정말 그 평가가 맞았다. : 어찌나 꽉 쥐고 읽었는지 책을 덮었을 때는 손가락이 다 욱신거렸다. 의학 소설 최고의 고전으로 손꼽는 미하일 불가코프의 『젊은 의사의 수기』가 떠올랐다. 이렇게 비견할 만한 현대 작가가 좀처럼 없지만, 아툴 가완디는 자격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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