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난 은지는 머리도 아픈 것 같고, 배도 아픈 것 같고, 열도 나는 것 같다. 사실은 꾀병이라도 부려 학교에 가지 않으려는 은지의 속마음이다. 이유는 바로 은지의 짝꿍, 민준이 때문이다. 민준이는 사사건건 은지를 트집잡고 면박을 준다. 책상에 금을 그어놓고 넘어오지 말라 하고, 은지가 싫어하는 수학 시간에 손가락으로 계산한다고 선생님한테 이르고, 급식으로 나온 음식을 남긴다 구박한다.
그러던 어느날 민준이는 은지가 정말 좋아하는 연필을 부러뜨리고 만다. 은지는 화가 나서 지우개를 던졌는데, 민준이 머리에 맞았다. 민준이가 째려보자 은지는 겁이 나서 후다닥 집으로 도망왔다. 이 일로 민준이가 때릴까봐 겁이 나서 학교에 가기 싫었던 것이다. 억지로 찾아간 학교, 은지는 그러나 교문 앞에서 서성이는 민준이를 본다. 그때 민준이는 사과와 함께 은지에게 작은 선물을 하나 건네준다.
누군가의 경험담 같은 진솔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이다. 그래서 쉽게 공감하게 된다. 은지처럼 짝꿍이나 친구 때문에 괴로운 아이나, 민준이처럼 친구와 친해지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힘든 아이에게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게 한다. 또한 은지의 심리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그림이 인상적이다. 은지가 비로소 마음을 열었을 때, 민준이는 괴물이 아닌 피와 살을 가진 또래의 건강한 친구로 보이게 된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일본 문학을 공부하고, 일본 나고야대학에서 일본어와 일본 문화를 공부했다. 『러브레터야, 부탁해』로 2016년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 어너리스트 번역 부문에 선정되었다. 옮긴 책으로 『꼬마 유령 아치 코치 소치 1~10권』, 『뿌이뿌이 모루카 1~5권』, 『마법 소녀 루오카 1~3권』, 『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 9~11권』, 『늑대인간 마피아 게임 1-3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