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어린이 시리즈 22권. 베스트셀러 <구덩이>를 쓴 뉴베리 상 수상 작가 루이스 새커의 장편 동화이다.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 안에 공공연하게 존재하는 계급, 소위 ‘일진’부터 ‘왕따’까지, 그 틈바구니에서 갈등하는 평범한 소년 데이비드를 주인공으로 펼쳐지는 신랄하고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한 성장 이야기이다.
데이비드는 얼마 전 단짝 친구 스콧과 멀어졌다. 스콧이 인기 있는 아이들, 소위 쿨한 아이들로 불리는 로저, 랜디와 친해지면서부터다. 데이비드는 이들 무리에 끼고 싶은 마음에 내키지도 않은 일에 가담하게 된다. 동네에서 마녀로 소문난 베이필드 할머니의 지팡이를 훔치기로 한 것이다.
베이필드 할머니는 잠든 남편의 얼굴을 벗겨 내 거실 벽에 걸어 놓고 대화를 나눈다는 괴기스런 소문의 주인공. 데이비드는 할머니가 남편의 얼굴을 훔쳤다는 게 헛소리라고 생각하지만 꺼림칙한 기분을 떨칠 수 없다.
로저 일당은 베이필드 할머니를 골탕 먹여 지팡이를 훔치는 데 성공하고, 어떻게든 아이들에게 멋지게 보이고 싶었던 데이비드는 할머니네 집을 빠져나오면서 할머니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드는 과격한 행동을 보인다. 그 순간 할머니는 무시무시한 저주의 말을 퍼붓고, 그날 이후로 데이비드의 삶은 속수무책으로 꼬이기 시작하는데….
정글과도 같은 학교 현실 속에서
어느새 잃어버린 나만의 얼굴,
이를 되찾기 위한 유쾌한 소동극이 펼쳐진다!
베스트셀러 《구덩이》를 쓴 뉴베리 상 수상 작가 루이스 새커의 장편 동화 《잃어버린 얼굴을 찾아서》가 현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 안에 공공연하게 존재하는 계급, 소위 ‘일진’부터 ‘왕따’까지, 그 틈바구니에서 갈등하는 평범한 소년 데이비드를 주인공으로 펼쳐지는 신랄하고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한 성장 이야기.
나도 쿨한 아이가 되고 싶어
데이비드는 얼마 전 단짝 친구 스콧과 멀어졌다. 스콧이 인기 있는 아이들, 소위 쿨한 아이들로 불리는 로저, 랜디와 친해지면서부터다. 데이비드는 이들 무리에 끼고 싶은 마음에 내키지도 않은 일에 가담하게 된다. 동네에서 마녀로 소문난 베이필드 할머니의 지팡이를 훔치기로 한 것이다. 베이필드 할머니는 잠든 남편의 얼굴을 벗겨 내 거실 벽에 걸어 놓고 대화를 나눈다는 괴기스런 소문의 주인공. 데이비드는 할머니가 남편의 얼굴을 훔쳤다는 게 헛소리라고 생각하지만 꺼림칙한 기분을 떨칠 수 없다.
로저 일당은 베이필드 할머니를 골탕 먹여 지팡이를 훔치는 데 성공하고, 어떻게든 아이들에게 멋지게 보이고 싶었던 데이비드는 할머니네 집을 빠져나오면서 할머니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드는 행동을 과격한 행동을 보인다. 그 순간 할머니는 무시무시한 저주의 말을 퍼붓고, 그날 이후로 데이비드의 삶은 속수무책으로 꼬이기 시작한다.
“나는 뭐 해?”
데이비도 자기가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불쌍한 할머니의 지팡이를 훔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로저의 계획에 자신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실망했다.
랜디가 말했다.
“데이비드, 너는 그냥 준비하고 있어. 뭐든 할 일이 생기면 하면 돼.”
데이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랜디는 자기를 끼워 줄 마음이 있다는 사실에 기뻤다.
- 본문 8쪽에서
자신을 지키지 못하면 얼굴을 잃게 돼
억지로 지팡이 훔치는 일까지 도와주었지만 로저와 친구들은 데이비드를 자신들의 무리에 끼워 주지 않는다. 데이비드는 집에서는 실수로 창문을 깨고, 학교에서는 멀쩡히 의자에 앉은 채 뒤로 자빠지고, 바지 지퍼를 내린 채로 교실에 들어가는 등 엉뚱한 실수를 연발해 아이들의 웃음거리가 된다. 로저 일당은 그런 데이비드를 의도적으로 놀린 끝에 학교 공식 ‘찌질이’로 만들어 버린다. 인기 있는 아이들 무리에 끼고 싶었던 평범한 아이 데이비드가 ‘왕따’나 다름없는 신세가 된 것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데이비드는 우연히 전학생 래리와 선머슴 같은 여자아이 모와 친구가 된다. 로저 일당은 이 셋을 싸잡아 ‘바보 삼총사’라고 놀리지만, 데이비드는 이제 새로운 차원의 고민과 맞닥뜨린다. 불현듯 자신이 겪는 모든 일들이 베이필드 할머니의 저주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설마 하면서도 이 모든 불행은 우연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던 데이비드는 남몰래 좋아하던 소녀 토리에게 전화번호를 묻는 순간, 멜빵이 풀려 바지가 내려가는 참담한 사건을 맞자 마침내 이 저주를 끝내고 말리라 결심하고 베이필드 할머니에게 달려간다.
“넌 방금 네 얼굴을 잃어버렸어.”
“무슨 소리야?”
“모가 늘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잖아. 그거하고 같은 거야. 자신을 지키지 못하면, 일본 사람들은 얼굴을 잃었다고 말해. 방금 걔들이 우리 쪽으로 걸어왔을 때, 우리도 걔들만큼이나 이 길을 걸을 권리가 있었어. 근데 넌 비켜섰잖아, 그러니까 얼굴을 잃은 거지.”
“그럼 어떻게 했어야 하는데? 걔들 사이를 뚫고 지나가? 싸움을 벌일 만한 일이 아니잖아.”
“걔들이 너를 무시하는데 네가 아무것도 안 할 때마다 너는 얼굴을 조금씩 잃어.”
- 본문 179~180쪽에서
나만의 얼굴을 가지려면 용기가 필요한 법
데이비드는 베이필드 할머니를 찾아가 장난을 주도한 것은 로저 일당이고 자신은 따라왔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제발 저주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사정한다. 그러자 할머니는 자신의 지팡이를 가져오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데이비드에게 질문한다. "누가 더 비난을 받아야 할까? 대장하고 졸개 중에."
저주를 멈추려면 할머니에게 지팡이를 돌려줘야 하고, 그러려면 먼저 로저한테서 지팡이를 가져와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 데이비드는 늘 피하기만 했던 로저를 찾아간다. 그리고 처음으로 로저에게 정면으로 맞선다. 싸움을 어떻게 하는지 전혀 몰랐던 데이비드는 실컷 두들겨 맞고 만신창이가 되지만 가까스로 지팡이를 돌려받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다시 베이필드 할머니를 찾아가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독자들은 대부분 예상했겠지만 처음부터 저주 같은 것은 없었다. 데이비드가 자신이 저주를 받았다고 생각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스스로가 그럴 만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데이비드가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대가를 치르고자 하는 사려 깊은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너는 아마 네가 한 일에 대해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을 거야. 그리고 아무도 너한테 벌을 주지 않자, 네가 스스로에게 벌을 준 거야.”
“제가 일부러 창문을 깼다는 말씀이세요?” “너 또는 네 무의식이.”
“그리고 제가 바지가 벗겨지기를 원해서 일부러 바지를 꽉 묶지 않았다는 거네요?” “그런 것 같구나.”
데이비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는 정말 이상한 애네요. 그렇죠? 그러니까 제 말은, 로저하고 랜디하고 스콧은 자신에게 벌을 주지 않았잖아요.”
베이필드 할머니가 데이비드를 향해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아이들은 너만큼 섬세하지 않은 거지. 너는 남을 배려하고, 생각이 깊고, 사려 깊은 사람이란다. 우리가 사는 이 냉정한 세계에서는 그게 저주일 수도 있지.”
- 본문 337~338쪽에서
언제나 예측 불허, 그럼에도 사랑스러운 시절의 아이들
언뜻 저주니 뱀 머리 지팡이니 마녀니 하는 허황한 소재가 나오는 것 같아도, 이 책이 정말 다루고자 한 것은 사춘기 아이들이 갖는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문제에 가깝다. 정글과도 같은 학교 내 계급 문제, 상처받기 쉬운 우정,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설렘, 형제간의 갈등, 죄책감과 양심…… 이처럼 아이들의 일상에 밀착해 있으면서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들을 크고 작은 에피소드와 엮어 시종일관 웃음을 머금게 하는 작가의 솜씨가 감탄스럽다. 특히 등장하는 아이들 하나하나의 독특한 성격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개성은, 실제로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저자의 이력과도 연결되어 깊은 공감을 준다.
데이비드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는 저주가 없다 하더라도 지팡이를 되찾아온 것이 기뻤다. 로저에게 맞선 것 또한 기뻤다.
데이비드는 얼굴을 되찾았다. 멍이 좀 들면 어떤가? 적어도 이제 얼굴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 본문 331쪽에서
《잃어버린 얼굴을 찾아서》는 유아와 어린이를 위해 책을 만들어 온 현북스에서 청소년 독자까지 고려해 출간한 첫 책이다. 주인공 데이비드와 같은 연령의 중학생 독자가 읽어도 좋지만 초등학교 5·6학년이나 고등학생,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나 부모님들도 얼마든지 공감할 만한 작품이다. 재치 넘치는 문장과 짜임새 있는 이야기 전개 덕분에 350여 페이지 분량이 길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