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그렇게 죽어야만 했는가."
2021년에 듣는 열사라는 단어에서는 이질감이 든다. 온도가 다른 세계에서 온 말처럼 느껴진다. 여전히 요철이 많다 해도 현재의 세계는 어느 정도 매끄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야에서 배제된 사람들이 있다. 변방은 아직도 열사의 등장이 새삼스럽지 않을 만큼 고통스러운 현실이 일상이다. 이 책은 장애해방열사들의 치열했던 삶과 투쟁을 낱낱이 복기하여, 우리가 같은 세계에 살고 있다고 외친다.
김순석, 최정환, 이덕인, 박흥수, 정태수, 최옥란, 박기연, 우동민. 책은 여덟 명의 열사가 삶에서 마주하고 맞섰던 차별과 모순, 그리고 이들이 쌓은 투쟁이 남긴 의미를 고스란히 담았다. 여타의 해방운동과 다를 바 없이 이들의 저항은 조금씩 지금의 세상을 만들어왔다.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이 처한 현실은 여전히 참담하지만 열사들이 남긴 의미는 적지 않다. 삶도 죽음도 묵음 처리되어 왔던 이들의 이야기를 조각조각 모아 눌러 쓴 이 책은 한국 장애해방운동의 역사에 중요한 기록물로 남을 것이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2021.12.14)